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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8.26 Hello Goodbye & Hello
가을로 가는 하늘이 펼쳐진 오늘 아침에 '별을 쫓는 아이'를 관람하였다. 조조할인으로 영화를 본 것은 중학 시절 이후 처음이라 사람 없는 극장은 가벼운 감회를 자아냈다.
제목에 걸맞게 Kagaya의 일러스트가 떠오르는 밤하늘이 장면 장면 속에 펼쳐지지만, 천체로서의 별은 이야기의 여백을 채우는 장치이자 은유로서만 반짝인다.
영문 제목 'Children Who chase lost voices from deep below'에서 느껴지듯, 미지에 다가설 수 있는 용기를 품은 소녀 아스나는 아가르타에서 온 소년 슌의 죽음과 그의 동생 신을 통해 자각하게 되는 자신의 마음, 그리고 모리사키 선생님의 알 수 없는 간절함 속에서 깊은 지하세계를 향한 험난한 동행을 시작한다.
스포일러가 되고 싶지 않은 까닭에, 줄거리는 인상 깊었던 대사 몇 대목을 옮기는 것으로 대신한다. 


나는 분명 너를 만나러 온 거야. 


휘말리게 해서 미안해. 


별이 없는 하늘은 왠지 불안하구나. 인간이 얼마나 고독한 존재인지 사무치게 만들어.


상실을 안고 살아가라는 소리가 들렸어.


시간의 흐름에 순응해야 하는 인간의 숙명을 등에 업고 아가르타를 떠나는 세 사람의 모습을 끝으로 Kumaki Anri
의 'Hello Goodbye & Hello'가 흐른다. 슬프면서도 명정한 그녀의 노랫말은 아스나의 별이 뜻하는 은유를 비로소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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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하고 싶은 것이 아주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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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를 사랑하게 된 후부터 이 여행은 시작되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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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가 없는 이 세상에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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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이라는 소략한 그물 속에 Hello의 설레임과 기쁨만 있는 세상, Goodbye라는 이별의 언사가 필요치 않은 세상은 어디일까?




극장판 홍보 전단지 앞면



극장판 홍보 전단지 뒷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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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삼각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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