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빛을 사진으로 남기고 싶어진 이후로 늘 마음에 둔 장비가 있었으니 휴대용 추적 장치[각주:1]가 그것이었다. 일주사진도 매력이 있지만 모든 작품을 궤적으로 채우기 보다는 다양한 형식미를 표현하고 싶기 때문이다. 후보로 올렸던 제품들로는 KENKO의 SKY MEMO-R, VIXEN의 GP GUIDE PACK 등이 있었다. 하지만 무겁고 부피가 크며 납축전지를 사용하는 불편함이 있어 후순위로 남겨 놓고 지내왔는데, 근래에 들어 TG-SPⅡ, MUSICBOX, TOAST, POLARIE와 같이 휴대성에 특화된 제품들을 접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하여 처음으로 선택한 것이 MUSICBOX EQ2였다. 활용해 보니 외양은 소박하여도 구매 가치가 충분함을 알게 되었고 trail 사진에만 사용해왔던 핫셀블라드 567[각주:2], 전천(全天), 펜탁스 67과 같은 필름 카메라를 위해 TOAST Pro를 추가로 마련하기에 이르렀다. 
뮤직박스 EQ2와 토스트 프로는 모두 분명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필자의 주관에 따라 한 마디로 요약한다면 뮤직박스 EQ2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 토스트 프로는 보다 장시간 추적 가능한 정밀도[각주:3]를 들 수 있다. 두 기종 모두 아름다운 별 풍경 사진을 촬영하는데 부족함이 없으니 여건이나 취향에 따라 선택한다면 한 걸음 나아간 결과물을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수치화하거나 기계적인 분석이 아닌 사용자의 견해로서 두 기종의 장단점을 몇 가지 언급하면 다음과 같다.     



 

뮤직박스 EQ2는 태엽을 감아줘야 작동하고 1/2 배속으로의 변속과 복귀가 어려운 반면, 사용자가 추적 속도를 정밀하게 교정할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이다. 토스트 프로는 모든 조작을 스위치 3개(본체 스위치 2개, 전지 박스 스위치 1개)로 할 수 있지만 일반 사용자가 추적 속도를 자가 교정할 수 있는 여지가 없다.



 

 

뮤직박스 EQ2는 삼각대의 헤드에 체결한 후 별도의 헤드를 자체에 장착해야 하지만 토스트 프로는 구조적으로 삼각대의 헤드 장착용 볼트에 직결하는 것이 가능하다.(사진 속의 토스트 프로는 뮤직박스 방식으로 쓰기 위해 플레이트를 달아 놓았다.) 뮤직박스 EQ3가 발매된다면 이 점이 개선되어 나오지 않을까 한다.



 

 

뮤직박스 EQ2의 중량은 600g, 토스트 프로는 1500g이다. 부피와 중량, 무전원이라는 점에서 뮤직박스 EQ2는 휴대하기가 매우 편하며, 배터리 소진이나 회로 상의 문제 등 갑작스레 사용 불가한 상태에 놓일 가능성이 희박하다. 

 

 


 

  1. 흔히 피기백이라는 용어를 쓰지만, 조상호님의 '천체사진 길라잡이'에 따르면 적도의에 올린 망원경 경통에 카메라를 부착하여 촬영하는 방식을 피기백이라 정의하고 있다. 영한사전에도 '컨테이너를 적재한 트레일러를 화차에 실어 수송하는 복합 수송 방식'이 piggy back이라 나오니, TOAST Pro와 같은 장비는 피기백 적도의로 부르기보다 '추적 장치'라 하고, 이를 사용하는 것은 그저 '추적 촬영'이라고 하는 것이 맞다. 결정적으로, 뮤직박스나 토스트 류는 적경축만 있고, 적위축은 없으니 적도의가 아니다. [본문으로]
  2. 핫셀블라드 500C/M의 마운트를 펜탁스 67 렌즈 전용으로 개조하였다. 67 렌즈는 핫셀블라드와 달리 셔터가 내장되어 있지 않으므로 B셔터 전용으로만 사용할 수 있다. 지구 안에 한 대뿐인 장비일 것이며, 적어도 우리나라에서는 현재까지 유일하다. 핫셀블라드 567로 명명하였다. [본문으로]
  3. 토스트 프로는 북극성 도입 구멍만으로 정렬했을 경우 100mm 렌즈로 4분간 추적 가능하다고 설명서에 씌여 있다. 뮤직박스 EQ2의 매뉴얼에는 50mm 렌즈로 4분 이내를 권장한다. [본문으로]
Posted by TO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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