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ELVIA 100'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3.09.13 필름여행 운영 중단
  2. 2011.07.02 여덟 달 기다린 별빛 4

 

 

http://www.filmtour.co.kr/

 

 

 

여정은 목적지로 향하는 과정이지만, 그 자체로 보상이다.

 

 

 

스티브 잡스가 남긴 말이다. '어디로 간다'는 행위는 공간의 변화를 불러온다. 다양한 목적과 갖가지 양상의 공간 이동 속에서 주인공은 주체로서 보게 되고, 객체로서 보여지게 된다. 후자에는 객관화의 의미가 포함되기에 여행은 견문의 확장을 넘어 자기 성찰의 시간이 되는 것이다.

카메라를 드는 행위는 여행과 닮은 점이 많다. 피사체와의 대면을 위해 다가가고, 구성하며, 감상한다. 따라서 출사와 여행을 구분 짓는 것은 딱히 당위를 찾기가 쉽지 않은 일이다.

필름과 여행... 참 잘 어울리는 관계라고 하겠다. 그 둘의 사이를 이어 주기 위해 시간을 쌓아 왔던 가게 하나가 사라졌다. '필름여행'이 그곳이다. 규모가 크지는 않았으나 판매되는 필름만큼은 상호에 걸맞는 구성을 갖추었었다. 하지만, 필름이 없어도 사진을 찍고 출사를 하는데 아무런 제약이 없어진 세상에서, 메이저 제조사조차 문을 닫는 형편 속에서 필름 소매점이 마주해 온 시장은 어때했을 지 위 갈무리 화면이 말해 주고 있다.

지금 부엌 냉동실 맨 위 칸에는 120 슬라이드 필름들이 이중 밀폐용기에 보관되어 있다. 각별히 여기는 PROVIA 100F과 VELVIA 100의 일부는 필름여행에서 구입한 녀석들이다. 무언가 바닥나면 가던 곳 가서 사는 게 대개의 일상인데, -20℃ 안에서 소장품 아닌 소장품이 되어 있는 FUJI와 KODAK들은 언제쯤 다 쓰고, 어디서 다시 사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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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O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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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1월 1일 22시부터 23시까지 작은곰, 세페우스, 용, 백조의 하강을 담았다. 35mm와 45mm 사이의 화각을 가진 67 렌즈의 부재가 아쉬웠던 사진이지만, 촬영일로부터 만 8개월이 지난 2011년 7월 2일에서야 현상하였음에도 열화나 변색이 없는 화질을 보여준다. 그래도, 제습보관함을 믿기보다는 촬영 후 바로 현상소에 맡기는 것이 흠 없는 사진을 만드는 정석이다.
두 대의 펜탁스67에 VELVIA 100을 한 롤씩 넣고 촬영한 단 두 컷 가운데 하나로서, 별빛을 시간 단위로 누적시키는 일주사진은 한 밤에 여러 장 촬영하기가 쉽지 않다. 필자는 통상 두 대의 카메라를 들고 나가는데 120 한 롤에 세 장을 넘겨 본 적이 없다. 카메라가 여러 대면 산술적으로 많이 찍을 수 있을 것 같지만 장비의 무게가 감당하기 버거워지고, 삼각대를 배치하는 장소도 서로 멀어지게 되며, 파인더와 실경을 번갈아 보며 구도를 잡는 데에도 의외로 시간이 소요되므로 몸과 마음이 여유롭지 못하고 집중도가 떨어지게 된다.
주력인 펜탁스67에 핫셀블라드 500C/M까지 세 대를 광범위하게 펼쳐놓았던 어느 날엔 건망증이 심하면 한 대는 놓고 와도 모르겠다는 우스운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두 대 이하가 적정선이다.     

 

 

 

 

2010년 11월, 펜탁스67, SMC 45mm f4, EPSON 4990 자가 스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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