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카메라에는 시간 설정 기능이 있다. 촬영 일시를 기록함으로써 사진의 가치를 높이고 쓰임을 넓히기 위해서다. 하지만, 원자시계라 한들 오차가 발생하므로 시계의 생명은 교정에 달려 있다.
문제는 카메라 구입 직후 맞춰 놓은 내장시계를 주기적으로 확인하지 않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는 점이다. 사진의 성격상 정확한 시각 기록이 필요 없다면 모를까 미처 생각지 못해서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카메라 가격과 내장시계의 정확성이 늘 정비례하지는 않는다. 대체로 1년에 5분 내외로 느려지거나 빨라지는데, 기록으로서의 의의를 갖는 천체사진에서는 대단히 큰 오차이다. 정확한 시간 설정은 천문현상 촬영은 말할 필요도 없고 별풍경 사진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기본기라 하겠다. 따라서 적어도 한 달에 한 번은 내장 시계를 교정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위는 5D Mark Ⅲ 사용 설명서이다. 국내 사용자는 시간대를 '도쿄'로 선택해야 한다. 우리나라가 동경 135도 기준의 표준시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1
시간의 역사를 되짚어 보면, 조선은 동경 120도를, 대한제국은 127도 30분을 기준으로 삼았다. 모두 우리 땅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일본에게 주권을 빼앗기며 동경 표준시가 강제되었으나 1954년에 다시 127도 30분으로 수복한다. 하지만 불과 7년 뒤인 1961년 8월 10일, 군정에 의해 다시 동경 표준시로 되돌려진 후 오늘에 이르렀다. 개탄스러운 불합리가 아닐 수 없다.
- 동경 표준시 사용은 여러 면에서 문제가 있으나, 실생활과의 관계만 보아도 확연해진다. 음력은 우리나라에서 관측되는 합삭일을 기준으로 정해져야 맞다. 하지만, 동경 표준시를 쓰니 일본에서 보이는 달의 위상 변화가 음력의 기준이 된다. 한국인의 삶에서 부정확한 음력은 문화적 혼란을 초래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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