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희극'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2.08.24 Sarah Brightman, ISS를 선택하다

 

모든 경험은 다시 할 수 없다.

 

 

'우주희극', '보드라운 달' 과 같은 작품을 통해 SF 소설의 새로운 분야를 개척한 쿠바 태생의 이탈리아 소설가 Italo Calvino가 남긴 말이다.

반복되는 일상을 살다 보면 어제와 오늘이 다르지 않은 듯 느끼고, 오늘 같은 내일이 기다린다는 관성적 태도를 갖기 쉽다. 하지만, 동일한 사건은 절대로 일어날 수 없는 것이 양자 이론에서 말하는 우주의 근원적 속성이다. 따라서 '지루한 나날'이란, 평면적인 삶이 보여 주는 외형적 유사성에서 내면적 동일성을 찾는 일반화의 오류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일상의 무료함이라는 심심풀이나 자극 또는 쇄신의 대상에 우주론까지 결부시키며 점잔 떠는 것은 상식의 오류에서 나아가 인간미의 상실에 불과할 뿐이니, '공상 과학 유머' 정도로 넘기자.

22일, 영국의 팝페라 가수 Sarah Brightman이 2015년에 발사되는 SOYUZ호를 타고 ISS에 방문하는 여덟 번째 우주여행객이 될 것이라는 기사를 보았다. 앞으로 있을 신체 검사라든가, 준비 과정에서의 난관 등으로 성사 여부가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쉰을 넘긴 그녀의 미소를 다시 보게 되었다. 오로지 '경험'을 위해 약 300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비용을 지불하기로 결정한 마음도 헤아려 본다.

우주는 어디에 있는가? 대기권의 최외곽인 열권은 지상으로부터 600km 이상의 고도까지 펼쳐져 있으나 극도로 희박한 까닭에, ISS는 고도 약 300km 안팍을 오르내리며 공전한다. 오로라는 고도 100∼150km 사이에서 발광하며, 대부분의 별똥별은 고도 90km에 도달하기 전 연소를 마친다. 국제항공연맹에서는 비행기와 우주기의 운항 특성에 따라 고도 100km 이상을 우주라고 규정하였다. 대략 땅으로부터 수직으로 100km를 넘어서면 우주인 것이다. 주차장에 나가 자동차의 문을 열고 시동을 건 후, 시속 100km로 1시간을 달리면 되는 가까운 곳...

매관매직의 다른 말 공천 헌금으로 시끄러운 나라에서는, 채나 평으로 가늠하는 가치를 선택하지 않은 그녀를 어리석다 할 사람도 있을 것이다. 로또 당첨으로도, 연금복권 1등으로도 할 수 없는 여행이 있다는 사실이 머쓱하지만, 필자에게 그런 돈이 있다면 과연 SOYUZ 탑승권을 구입할까? 그녀처럼 쉰은 넘어야 답할 수 있겠다. ^^  

       

 

 

 

http://www.msnbc.msn.com/id/48751853/ns/technology_and_science-space/#.UDZexjGe5Ii

 

 

여행은 서서 하는 독서이고, 독서는 앉아서 하는 여행이라는 말이 있다. CD장에 꽂힌 수백 장의 음반 가운데 오늘따라 빛을 발하는 그녀의 Timeless 앨범을 꺼내어 귀로 하는 우주여행이라도 다녀와야겠다. 다시 할 수 없을 그녀의 멋진 경험에 미리 축하를 보낸다.

 

 

 

 

'별을 노래하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별 아래 연주회  (0) 2014.10.26
해가 서쪽에서 뜬다면  (0) 2012.09.21
Midnight blue  (0) 2012.08.23
Posted by 삼각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