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속의 달은 여느 때의 보름달과 다름 없어 보이지만, 월식의 전 과정이 끝나기 전인 22시 07분에 촬영한 반영식 사진이다. 자세히 보면 풍요의 바다 1 오른쪽이 살짝 어둡다. 2
그만 삼각대를 접을까 하던 차에 새 한 마리가 촬영되었다. 티코 크레이터 위쪽, 구름의 바다와 술의 바다 3 사이에서 날개를 옆으로 펼친 채 찍혔더라면 더 좋았겠지만, 그렇지 못해 아쉽다. 그럼에도 HDD 안에 봉인하지 않고 이곳에 거는 까닭은 '귀한' 사진이기 때문이다. 기다란 꼬리를 보아 까치가 아닐까 하니 희귀종도 아니고, 위치, 동세 어느 것 하나 대단치 않아도... 4
10월 1일, WWF는 '지구 생명 보고서 2014'를 발표하였다. 1970년 이래 지구의 포유류, 조류, 파충류, 양서류, 어류 등 척추동물의 개체수가 52%나 줄었다고 한다. 두 세대 만에 생물권 구성원의 절반이 사라졌다는 말이다. 놀랍고 두려운 추이가 아닐 수 없다. 해나 달을 찍다가, 또는 별을 담다가 야생동물이 포착될 확률은 날이 갈수록 낮아질 것이다. 장소나 시기에 따라 확률을 높일 수 있겠으나, '내일'은 '오늘'보다 가능성이 적음을 부정할 수는 없다. 5
어린 시절, 방 안까지 날아들었다 획 돌아 나가던 제비가 생각난다. 친구네 집 처마에 둥지를 틀었던 제비 가족, 날벌레를 먹기 위해 골목길을 곡예비행하던 모습... 지금도 곁에 있다면, 태양을 배경으로 전깃줄에 무리 지어 앉아 있는 제비떼의 실루엣을 촬영하고 싶다. 지금도 곁에 있다면.
http://wwf.panda.org/about_our_earth/all_publications/living_planet_re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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